
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
그는 다만
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.
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
그는 나에게로 와서
전파가 되었다.
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
누가 와서 나의
굳어 버린 핏줄기와
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.
그에게로 가서 나도
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.
우리들은 모두
사랑이 되고 싶다.
끄고 싶을 때 끄고
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
라디오가 되고 싶다.”
-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-(1988년), 장정일
김춘수님의 꽃을 라디오에 빗데어
현대인의 사랑을 단추와 전파로
재밌게 표현한 시입니다.
너무 재밌습니다.^^
문득 라디오 시절이 그립네요..